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전력계통에서 쓰이는 GPS 시각정보를 교란(스푸핑)하는 공격이 실제 상용 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급격한 시간 조작은 장비가 스스로 이상을 감지해 막아내지만, 실제 GPS 신호와 거의 비슷하게 맞춘 뒤 아주 천천히 시간을 바꾸는 정교한 공격은 탐지를 피해 전력설비의 위상(전압·전류 측정값) 계산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왜곡이 심해지면 보호계전기(이상 발생 시 선로를 차단하는 장치)가 실제로는 사고가 없는데도 오작동해 선로를 끊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고는 수십 밀리초 만에 급격히 변하고 GPS 스푸핑은 변화가 매우 느리다는 차이가 있어, 변화 속도를 보면 둘을 구분할 수 있다는 대응 방법도 제시됐습니다. 한전은 장기적으로 GPS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표준시를 광통신망으로 전달하는 네트워크 기반 시각동기 체계를 개발 중입니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전력계통 정밀 감시에 쓰이는 GPS 시각정보를 교란하는 GPS 스푸핑 공격의 실제 영향을 연구·검증했다.
정교한 GPS 스푸핑은 장비의 이상감지(홀드오버) 기능을 피해 PMU(위상 측정 장치)의 위상값을 왜곡시킬 수 있고, 이는 보호계전기의 오작동으로 실제 사고 없이 송전선로가 차단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GPS 시간과 거의 일치하는 위조신호로 수신기 제어권을 확보한 뒤, 홀드오버 상태로 전환되지 않을 만큼 매우 느린 속도(초당 50나노초 이하)로 시간을 변화시키는 정교한 스푸핑 기법 때문이다.
실제 사고(급격한 위상 변화)와 GPS 스푸핑(매우 느린 위상 변화)의 변화 속도 차이를 이용한 구분 기술을 연구했고, 장기적으로 GPS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준시를 광통신망으로 전달하는 네트워크 기반 시각동기 체계를 개발 중이다.
GPS 신호에만 의존하는 시각동기 체계는 정교한 스푸핑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위상 변화 속도 모니터링 같은 탐지 로직 도입과 네트워크 기반 대체 시각동기 수단 확보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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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효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책임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전력계통의 정밀 감시를 위해 사용하는 GPS 시각정보가 교란될 경우 전력설비의 계측값이 왜곡되고, 조건에 따라 보호계전 시스템의 오동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GPS 스푸핑 공격이 실제 상용 전력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탐지·완화하기 위한 기술과 GPS 의존도를 낮추는 네트워크 기반 시각동기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김충효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책임은 1일 열린 '제19회 CPS 보안 워크숍'에서 'GPS 교란에 따른 전력시스템 영향분석 및 대응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책임은 "GPS는 위치(Position), 항법(Navigation), 시간(Time)이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활용되는데, 오늘 이야기할 부분은 시간"이라며 "전력시스템에서는 사고나 상태 변화가 발생했을 때 시각정보를 기록하고, 최근에는 전압과 전류의 위상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GPS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계통에서 정확한 시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발전량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지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고,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등 대규모 전력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과 수요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력계통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PMU(Phasor Measurement Unit)가 활용되고 있다. PMU는 서로 떨어진 지역에서 측정한 전압·전류의 크기와 위상을 동일한 시각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GPS 시간을 이용한다.
김 책임은 "PMU는 동기화된 시간을 이용해 페이저를 측정한다"며 "GPS 시간에 오차가 생기면 그 오차가 위상 측정 오류로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자료에 따르면 60Hz 전력계통에서 1ms의 시각 오차는 약 21.6도의 위상 오차를 발생시킬 수 있다.
상용 장비도 정교한 GPS 스푸핑에는 시간값 조작 가능
연구팀은 먼저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GPS 스푸핑 공격이 실제 상용 장비에서도 가능한지를 검증했다. 일반적인 상용 GPS 수신기는 비정상적인 시간 변화가 발생하면 '홀드오버(Holdover)' 상태로 전환한다. 이 경우 시간 품질이 비정상으로 표시되고 PMU도 해당 시각정보를 신뢰하지 않아 잘못된 측정값이 전력제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실제로 연구팀이 기존 논문에 제시된 방식대로 GPS 시간을 급격하게 조작했을 때는 모두 홀드오버가 동작했다. 김 책임은 "이 경우 가용성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잘못된 값이 그대로 들어가 오동작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공격자가 실제 GPS 신호와 거의 동일하게 맞춘 위조신호로 수신기 제어권을 확보한 뒤 시간을 매우 천천히 변경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책임은 "GPS 시간과 약 375나노초 이내 수준으로 신호를 맞추면 제어권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후 초당 50나노초보다 느리게 시간을 움직이면 홀드오버 상태로 넘어가지 않은 채 시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캐나다 하이드로퀘벡의 WAMS(Wide Area Monitoring System) 시험환경에서 실제 PMU와 GPS 수신기를 이용해 이를 검증했다. 약 12시간 동안 GPS 시간을 500마이크로초(0.5ms) 이동시켰지만 수신기는 정상 상태를 유지했고, 그 결과 PMU에서 약 10.8도의 잘못된 위상값이 만들어졌다. 발표자료도 정교한 스푸핑이 홀드오버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위상값을 조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한다.
"실제 사고는 급격하고 GPS 스푸핑은 느리다"…구분 기술 연구
문제는 이러한 위상값 왜곡이 전력 보호시스템의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다. 김 책임은 송전선로에서 사용하는 전류차동보호 방식을 예로 들었다. 정상적인 송전선로에서도 GPS 스푸핑으로 양쪽 전류의 위상차가 보호계전기의 동작 조건까지 변하면 실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선로를 차단하는 잘못된 판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실제 전력사고와 GPS 스푸핑을 구분할 수 있는 특징도 확인했다. 실제 송전선로 사고에서는 위상값이 수십 밀리초 수준에서 급격하게 변하는 반면, 홀드오버를 우회하는 GPS 스푸핑은 탐지를 피하기 위해 매우 천천히 시간을 변화시켜야 한다.
김 책임은 "실제 사고는 위상이 매우 빠르게 변하지만 GPS 스푸핑은 10도 정도를 움직이는 데 12시간이 걸렸다"며 "보호계전기가 동작하려는 시점에 과거 위상 변화 속도를 확인하면 실제 사고인지 GPS 조작에 따른 변화인지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PS 대신 네트워크로 정확한 시간 공급
전력연구원은 궁극적으로 GP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GPS는 의도적인 전파교란뿐 아니라 산악지형이나 건물 등에 따른 음영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수신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책임은 실제 PMU가 설치된 50개 변전소의 GPS 수신상태를 조사한 결과 12개 변전소에서 간헐적으로 GPS 신호를 수신하지 못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전력연구원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대한민국 표준시를 기반으로 정확한 시각을 확보하고, 한전의 광통신망을 통해 전국 변전소에 전달하는 '네트워크 시각동기'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시험에서는 원거리 지점에서도 PMU 운영에 필요한 시각 정확도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책임은 "2027년까지 약 100개의 PMU가 설치돼 운영될 예정"이라며 "향후에는 네트워크를 통한 시각 공급을 주 방식으로 하고 GPS를 예비 방식으로 사용하는 구조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GPS 타임 스푸핑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동작 가능성을 분석했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확보했다"며 "근본적으로는 GPS 시각동기의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네트워크 기반 시각동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